가조면 인물에서 신 의원 빠져
군의원·도의원 의정활동도 없어

유족 측 면사무소 앞 1인 시위
10일 편찬위 측과 간담회 예정

고 신주범 도의원의 동생 신원범(51)씨가 9일 오전 거창 가조면사무소 앞에서 신 의원이 가조면 인물편에서 누락된 것과 관련 "엉터리 가조면지 편찬위원들 자격없다. 가조면장은 해결방안 마련하라"는 문구를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신주범 도의원 유족>

거창 가조면의 역사와 지명, 인물을 담은 가조면지(加祚面誌)가 사실에 대한 오기로 논란에 쌓였다.

가조면지는 2015년 3월 거창군 가조면지편찬추진위원회가 창립된 지 1년 6개월 만에 완성되어 지난해 3월 전국 도서관과 경남도내 각급 기관, 출향인 및 관내 32개 마을에 3000부가 배부됐다.

가조면지는 가조면의 역사와 지명의 유래, 명승지 및 마을설화, 인물 등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기록을 수집·정리한 가조면의 총체적 기록이다.

그러나 신주범 전 경남도의원 유족 측에서 면지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되었다며 가조면사무소와 가조면지편집위원회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1인 시위에 나서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신 의원 유족 측에서는 면지 294페이지 하단 부분 ‘2000년 이후 가조면의 성장과 발전’ 부분에서 당시 군의원은 신주범 의원인데, 가북면 출신인 신현기 의원으로 표기되어 있는 등 오점 투성이가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 신주범 의원은 2002~2010년까지 제4·5대 거창군의원을 지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제9대 경남도의원을 지낸 가조면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반면 신현기 의원은 거창 가북면 출신으로 2001년 제3대 보궐선거로 군의회에 입성, 제5대까지 당선된 3선 의원이다.

이처럼 신주범 의원이 기록되어야 할 부분에 신현기 의원이 버젓이 등재되어 유족 측에서는 강력히 항의했다.

유족들은 인물 편에서 신주범 의원이 누락된 것에 분노하는 것만은 아니다. 신주범 의원의 노력으로 지난 2009년 12월 가조면이 농림부가 추진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인 ‘거점면 소재지 중심마을 개발 시범 사업’에 선정되어 7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으나, 2015년 10월 준공식 때는 정작 예산을 가지고 온 신주범 의원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던 허탈한 마음과 서운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06년 거창군의회가 전국 최초로 신주범 의원 등이 주도가 되어 무상급식 지원조례 제정 등 군정활동을 많이 했으나, 이에 대한 내용도 쏙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88고속도로 구간 개선 공사를 실시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갈 현장사무소를 가조면으로 유치해 3~4년 동안 가조경제가 활기를 뛸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지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9일부터 1인 시위에 나선 신주범 도의원의 동생 신원범(51)씨는 “잘못 기재된 면지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기록해서 정상적으로 재발간하여 다시 배포해 줄 것과 편집위원들의 공개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주장을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1인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조면사무소 관계자는 “재발간은 예산상 문제로 현재로서는 어렵지만, 수정·교정본과 인터넷판이 생길 때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가조면사무소와 가조면지편찬위원회는 10일 오전 11시 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유족들과 만나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고 신주범 의원은 1965년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동례리에서 태어난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4, 5대 거창군의원과 부의장을 지내고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도의회에 진출했다. 국회사무처가 선정한 ‘우수지방의원상’을 받았고, 전국지역언론인협회가 주는 전국의정대상도 수상했다.

바쁜 의정생활 속에서도 2007년 건국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2010년 ‘지방의원 의정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로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8월 거창스포츠파크 보조구장에서 열린 축구행사에 참석했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만에 별세했다. 경남도의회 김부영 의원 등은 신 의원 사건을 계기로 지역 응급의료체계 점검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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